제70화 축하합니다, 살인시녀는 섬멸시녀로 진화했다
『 쩝, 미안해. 신경 쓰게 해서.
이런 걸 말하려고 부른 게 아닌데 』
크리스탈이 아련하게 빛이 나며 말을 건넨다.
보기에는 그저 다이아 모양의 물체뿐이지만 나는 거기에 이상하게 뺨을 긁는 무뚝뚝한 드워프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아마 몸이 있었다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무래도 좋지만 역시 다른 드워프는 구별 못하겠단 말이지.
수염 좀 깎으라고 수염 좀, 그것 때문에 전부 같아 보이잖아.
『 내가 알고 있는 여신의 정보를 말해줄까 하는데,
그다지 새로운 정보는 아닐지도 몰라 』
「들어나 보지.」
여신의 정보. 그것은 현재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이다.
일련의 사건들 뒤에 아로비나스가 있다는 것은 거의 확정되었으나 목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단 말야.
디나는 뭔가 알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하는데.
『 음, 우선 마신족과의 관계에 대해서야.
너도 예상은 하고 있는 모양인데, 마신족와 여신을 연결되어 있고 마신족의 정체는 』
「마법이지.」
미자르의 말을 끊고 아이고케로스가 대답했다.
그 일로 인해 모두의 시선이 아이고케로스에게로 집중되었다.
『 뭐야 알고 있었나. 뭐 너라면 알고 있어도 이상한 건 아니지만 』
「물론이다. 그런 추한 조악품을 모른다는 것이 이상하지.」
……몰라서 미안하다.
라고 말을 꺼내면 아이고케로스의 말이 끝날 것 같기에 일단 입다물고 다음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마법이라니, 그 마법?」
「그렇다, 아리에스. 마법이라는 것은 마나를 사건으로 변환하는 주술. 금속성에서도 대표적인 그 힘은 물질의 생성도 가능하게 하지.」
「근데 마신족은 생물이ㅈ…….」
「살아있지 않아. 생물인 것처럼 창조된 마법이다, 그것은.」
아이고케로스와 아리에스의 대화를 들으면서 나는 예전에 마신왕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마신족은 여신이 만든 존재이며, 그리고 죽으면 사라지는 존재라고.
옛날의 나는 마신족의 머리를 내걸었긴 했는데 말야, 죽어서도 어느 정도는 남아있다지만 형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되면 사라지는 건 마법의 공통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죽으면 마나가 된다는 점 또한 마법과도 같다.
「인류를 향해 시전되는 마법……그래서 놈들은 의심 없이 인류를 습격하는 것이고.
불꽃 마법과 같은 거다. 폭발하는 마법이 스스로가『 왜 거기에 맞은 거지 』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그게 여신이 시전한 인류에 대한 공격 마법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그런…….」
「Oh…….」
아이고케로스의 설명에 버고가 파랗게 질리고 칼키노스가 먼 산을 바라보았다.
여신과 마신족의 연관성은 이미 알고 있긴 했는데, 설마 마법이었다니.
만들어 낸 생물에게 명령을 내린다는지, 사고유도를 통해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는.
그런 상냥한 이야기는 아니었네.
마신족 자체가 여신이 인류에 대한 공격이었다, 라.
「예외가 있긴 합니다.」
「그 예외라는 것이 혹시 테라라고 하는 남자이냐?」
「그렇습니다 주인님. 녀석도 마법입니다만 술자가 다릅니다.
테라만큼은 마신왕이 만들어 낸 마법입니다.」
「그렇군. 그래서 마신왕의 아들이라 하는 건가.」
마신족이 마법이라. 그렇네.
듣고 보니 납득할만한 요소가 있어.
근데 그거……꽤나 잔혹한 얘기잖아.
「놈들은 스스로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마법……여신에 의한 영혼 없는 인형입니다.」
「……마치 NPC 같구나.」
「주인님?」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영혼 없는 인형이라고 듣자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게임 속의 NPC.
어지보면 각각의 의지가 있어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그들이지만 실제로는 그것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은 없다.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움직이기만 하는 사람을 본뜬 인형들.
그것이 마신족의 정체라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평소 내가 NPC로 인식했던 거리의 사람들과 마물 같은 것이 있는 이 세계에서는 NPC의 정의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마법이 아닌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살아있는 것이니까.
만약 나와 같은『 저쪽 』의 지식이 있는 녀석이 이것을 알고 있었다면 아마 마신족을 NPC라고 판단했을지도 모르겠네.
『 그리고 다른 한 명, 여신이 만든『 의지를 가진 마법 』이 존재하고 있어.
나는 다년간의 연구로 그걸 찾았지 』
아이고케로스의 설명이 끝난 시점에서 미자르가 이야기를 이었다.
나는 그쪽에 정신을 돌려 일단 NPC에 대한 생각을 한 쪽에 치워뒀다.
내가 그 녀석들에게 동정한들 달라질 것도 없으니.
『 과거 여신은 그 자를 자신의 대행자로 만들 생각이었지만 인류에 대한 생각의 차이로 인해 그 자는 여신을 배반하고 물고기의 모습으로 바꾸어 바다로 도망 갔다고 한다 』
「흐음, 테라를 마신왕의 아들이라고 한다면 그 자는 여신의 아들이라는 건가.
그래서, 이름은 뭐지?」
『 에로스라고 하던데 』
「……지독한 이름이군.」
미자르에게서 들은 이름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할 기분이 되었다.
뭐냐 그 이름. 분명 그 녀석 이름으로 놀림당했을 거야.
테라와 세트라면 마신왕의 아들과 여신의 아들 둘이 합쳐서 테라에로스네.
세상에는 지독한 이름을 한 녀석들이 많이 있지만 에로스라는 것도 보통은 아닌데.
아로비나스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이름을 붙인 거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동료들을 보니 12성 제각기……아리에스, 리브라, 아이고케로스, 칼키노스가 놀란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루, 루파스님!」
「응?」
「왜 그런 반응이세요!?
에로스라구요!? 에로스는……『 물고기자리 』피스케스의 본명이잖아요!?」
………….
뭐……라고……!?.
아리에스의 입에서 나온 놀라운 사실에 나는 몸이 굳어버렸다.
아로비나스의 아들이 설마 부하였다니.
라고 할까 나, 여신의 아들 포획했었나?.
이거 어떡하지, 라고 생각하는 의식을 자신의 안쪽으로 집어넣었다.
그러자 확실하게 금발 청년의 모습이 떠올랐다.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에로스 에로스라고 계속 불리며 울음이 터질듯한 모습인 건 기분 탓일까?
「아, 아ㅡ……흠, 그러고 보니 그랬었나.」
『 뭐야, 네 부하였었어? 』
어이없다는 듯 미자르가 말했다.
아니, 나도 지금 처음 알았는데.
『 아 맞아, 루파스. 가능하면 파괴된 골렘하고 양산형 리브라의 수리를 부탁해도 될까?
재료는 블루토강에 있는 모든 걸 써도 되니까 』
「그건 상관없다만, 역시 산산조각 난 것까지는 무리라고.」
『 산산조각 난 녀석은……네가 비슷한 거라도 다시 만들어 줘.
그 정도의 보상은 해줄 테니까 』
「알겠다.」
미자르의 부탁을 받고 나는 문득 생각했다.
차라리 산산조각 난 양산형의 파츠를 유용하게 리브라의 전용 장비라도 새로 만들어 주는 건 어떨까 하고.
골렘의 강함의 한계는 뛰어넘을 수 없다. 이전까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며, 그것이 상식이었다.
그런데 보고 말았다. 리브라 자체의 강함은 상승되지 않았지만 외부 부착 같은 걸로 강화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는가 라고.
예들 들자면, 공격력만을 위한 스탯을 극한으로 올린 골렘이 있다면 그것은 파티전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잡몹이 될 뿐이다.
그러나 그 녀석이 장비의 형상을 하고 있다면, 리브라가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면 그것은 실질적으로 리브라의 공격력이 증가된다는 것이다.
「조금 만들고 싶은 물건이 생겼다. 미자르, 오래간만에 공동 제작해볼 생각 없나?
연금술은 쓰지 못해도 지식은 건재하지 않은가?」
『 ……재밌겠네! 네 엉뚱한 발상은 언제가 됐든 나를 놀라게 한다니까.
그래서 이번엔 어떤 걸 떠올렸는데? 』
나의 제안에 미자르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여기서부터는 연금술사의 시간이네.
어차피 봐도 재밌지도 않으니, 녀석들은 밖에 내보내자.
라고 생각하며 나는 모두에게 나가라고 명령했다.
자 그럼, 어떤 재미있는 장비를 만들어 볼까나.
*
역시 조금 지쳤다.
부서진 골렘 전부에 양산형 리브라 3체와 마지막으로는 산산조각 난 양산형 리브라의 파츠를 이용한 장비.
하지만 미자르의 지식은 역시나라고 해야겠네, 생각보다 좋은 물건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뭐, 실제로 사용해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말야.
「그런 김에, 일단 성능부터 확인하러 가자꾸나.」
「네, 주인님.」
이번에 만든 새로운 장비는 정확히 말하자면 장비는 아니다.
어느 정도의 자율 행동도 가능한 장비형 골렘이라고 할 법한 존재이며, 요점은 다나카와 비슷한 정도?.
그리고 그 최대의 특징은 리브라의 요청에 응하며 어디든지 달려가는 것이 가능하는 점.
성능 확인을 위해 블루토강 밖으로 나온 나와 리브라는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과 이번 사격 목표인, 1㎞가량 떨어진 위치에 있는 커다란 바위 부근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했다.
잘못하면 휘말릴 수 있으니까.
「그러면 시작하겠습니다……무기·선택!『 아스트라이아 』!」
리브라가 힘껏 외치며 동시에 블루토강의 골렘 사출구가 열리며 강철의 날개가 나왔다.
소형 비행기 같은 그것은 공중을 선회하고 리브라의 바로 위에서 멈추며 형상을 변화시켰다.
동시에 리브라가 도양하자 두 사람의 사이를 붉은빛의 선이 발하자.
마치 자석이 이끌리듯 두 개의 골렘이 가까워지며『 아스트라이아 』로 명명된 추가 장비가 리브라의 등에 장착되었다.
그리고 리브라의 어깨 위에 얹어지게 두 개의 포문이 전개되며 앞을 향한.
그것은 지금까지 리브라의 오른팔에만 탑재되어있던『 우측의 저울 』이며 이 장비로 인해 리브라의 포격력을 전의 세 배라고 한다.
이어 허리춤에 튀어나온 것은 두 개의 대포, 판타지 답지 않은 단순한 화약에 의존하는 공격이지만 그 화력은 거대한 성을 일격에 재로 만들 수 있는 최대의 위력을 줬으며.
마지막으로 아스토라이아의 날개가 분리되어 양쪽에 세 개. 총 여섯 개의 강철의 날개로 변했다.
이것이야말로 전자동 추적 살육시녀 리브라의 새로운 형태ㅡ 명명하길 슈퍼 리브라이다. 아니면 아스트·리브라가 더 나으려나?.
슈퍼인 리브라는 자신의 오른손을 무기로 바꾸자, 도합 삼문의 전자 방사포와 허리에서 뻡은 두 개의 성포, 총 다섯 개의 포신을 바위산을 향해 조준을 마쳤다.
「화력 최대……전 포격 일제히 집중……발사!」
순간 시야가 하얗게 물들었다.
세 개의 광선과 두 발의 화약 덩어리가 일직선으로 사출됐고 불쌍한 바위산에 직격했다.
ㅡ하늘까지 닿는 불기둥이 형성되며 모든 것이 날아갔다.
「………….」
아ㅡ, 응. 이거 위험하잖아.
아마 이거, 블루토강에 명중하면 블루토강도 위험할 것 같은데.
역시 한 번으로는 크게 부수진 못하겠지만 관통으로 내부는 대참사겠지.
레비아는 한 번으로 증발하지 않을까나.
맞아 그거니까. 여튼 주벤·엘·게누비[우측의 저울]의 세 발과 함께 더욱 화력 추가니까.
이거 게임으로 말하자면 5연속 공격이라는 건가?.
칼키노스라면 그럭저럭 버틸 수 있을지도? 라고는 생각하지만 레벨로 커버가 불가능한 위력이다.
동료 모두가 기가 막힌 듯한 시선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지만 나는 그 시선들을 피한다.
어쩔 수 없잖아……남자라는 생물은 한 번쯤 그런 것에 빠지면 어디까지나 더 달고 싶어진달까……로망이 있다고 할까…….
하지만 과도한 화력은 나도 인정한다.
7요인지 뭔지, 지금 공격의 한 번만으로 전멸 시킬 수 있잖아.
리브라는 지상으로 내려오며 나의 앞에서 서서 예를 취했다.
「멋진 위력입니다 주인님. 이 힘이 있으면 어떤 적이든 배제 가능할 것입니다.」
「으, 응.」
「저 같은 것에게 이런 장비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주인님.」
「응? 뭔가?」
리브라는 눈을 치켜뜨며 나를 보았다.
뭐 치켜뜬다고 해도 나와 그녀는 키 차이가 그렇게 나지 않아서 보통은 그렇게 안 되는데.
다시 보니 리브라는 일부러 나보다 약간 지면이 낮아진 장소에 있었으며 분명히 계산에 넣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ㅡ이걸 박아 넣을 수 있는 적은 어디에 있습니까? 혹은 언제쯤 접촉할 예정이십니까?」
감정이 없는 주제에 어딘가 고조된 듯이 말하는 그녀를 두고 나는 아스트라이아를 봉인했다.
적어도 내 허가가 없는 한 절대로 사용할 수 없도록 뺏어 둘 필요가 있어 보이네.
만든 내가 말하기도 뭣하지만 이 녀석, 화력을 주면 안 되는 타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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