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리브라가 길을 막고 있다 지나갈 수 없어
어두운 석조의 길을 몇 명의 남자들이 나아간다.
손에는 횃불, 허리에는 검.
뒤를 잇는 남자들은 지팡이와 활을 가지고 있었고 그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그들이 몇 번의 고난을 넘어온 역전의 용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강인한 남자들의 얼굴에는 감추지 못한 피로가 있었다.
갑옷에는 무수한 상처가 새겨져있고, 중앙을 걷는 마법사 같은 남자를 잘 보면 오른팔이 없다.
이곳에 오기까지는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과거 루파스·마팔이 최종 결전을 위하여 양산한ㅡ 그러나 지금의 세계에서 보면 하나하나가 검성 수준의 힘을 가진 무적의 집단ㅡ 양산형 골렘들이 배회하며, 겹겹이 둘러싼 함정들이 그들을 덮쳤다.
지금 살아남아 있는 인력은 불과 10명이지만 이곳에 들어왔을 때는 50명 이상의 큰 파티였었다.
이 땅이야말로 패왕의 보물과 그 영혼이 잠들어 있다고 전해지는『 흑익의 왕묘 』.
이 땅에 잠든 보물을 찾아 때로는 헌터가 숨어들었고, 때로는 무덤 털이가 들었으며, 때로는 인류의 역전을 바라며 그들과 같은 병사들이 파견됐었다.
그러나 이곳는 무정했으며, 그리고 지옥이었다.
침입자는 가차 없이 죽이고 그 목숨을 빼았긴다.
골렘 1구조차 위험한 존재. 정면으로 싸운다면 순식간에 죽임을 당한다.
때문에 싸움을 피하고 덫에서 도망 다니며 동료를 잃으면서도 간신히 최상층에 다다랐다.
「조금 더……조금만 더 가면 도착이다.」
「모두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아……우리는 반드시 이곳의 무기를 가져간다.」
실력을 말하자면 결코 그들은 이 무덤에 도전할 실력은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지금의 세계에서 이 무덤에 도전할 수 실력자를 꼽는다면 7영웅밖에 없다.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인류의 승리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이 어두운 세계를 끝내고 싶다고 진심으로 원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차세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죽음의 공포조차 초월한 대장부들이 10명, 자신의 안전을 완전히 내던지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결코 피할 수 없는, 그리고 최대의 장애물이 최상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 ㅡ침입자 확인……경고……10초 이내에 이 자리를 떠날 것을 바랍니다
이를 거스를 경우, 혹은 적대 행동이 보인다면 무력ㅡ 치직ㅡ 무력으로 배제합니다 』
최상층에서 왕의 보물을 수호하는 12성의 한 명.
사상 최강의 골렘과 무정하기로 유명한 파수꾼,『 천칭자리 』의 리브라.
그 겉모습은 사랑스러운 소녀.
어깨에 가지런히 내려오는 엷은 갈색의 머리 위에는 카츄사가 있고 몸을 감싼 옷은 세월에 의해 열화 되어 이곳저곳이 찢어져 버린 메이드 옷.
그러나 그것을 입는 소녀는 세월의 경과를 느낄 수 없는 풋풋한 모습이었지만 그 눈동자는 마치 유리구슬처럼 감정이 없었다.
소매가 찢어져 노출된 팔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는지, 조형물 같은 관절이 삐걱거렸으며 미세한 금이 가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함과 동시에 남자들은 자세를 바꾸었다.
「저것이……천칭의 리브라!」
「기다려라 12성천이여! 우리는 싸우러 온 것이 아니다!
부디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한다!」
『 카운트 시작……10……9……8…… 』
「부탁이다, 들어주길 바란다! 지금 인류는 마신족에게 몰리고 있다!
이 궁지를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든 이곳에 올 수밖에 없었단 말이다!」
『 7……6……5…… 』
「인류의 승리를 위하여! 여기, 흑익의 유산이 반드시 필요하단 말이다!」
『 4……ㅡ 』
『 ㅡ 카운트 중단. 침입자의 목적 판명……
마스터의, 보물을 노리는 외적이라 인식, 배제 조건을 확인…… 』
「!!」
경고의 카운트가 멈추었으나 그것은 결코 공격을 멈추었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을 남자들은 짐작하였다.
이 카운트 중단은 즉, 이미 카운트를 할 필요조차 없다고 판단이 되었다는 것!.
그녀가 말한『 배제 조건 』을 건드린 것이다!.
「잠………….」
『 배제합니다ㅡ 프로그램 선택 』
『 브라키움 발동 』
모든 것이 하얗게 물들었다.
그것이 남자들이 본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광경이었다.
그것을 최후로ㅡ 그들은 이 세계에서, 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소멸했다.
*
캠핑카로 달리기 시작한 지 약 2일.
우리는 다음 목적지인 나의 무덤에 도착했다.
자신이 자신의 성묘를 하다니, 실로 초현실적인 상황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나저나 나 거기에 묻혀있지 않거든? 무덤이고 뭐고 아무것도 아니거든?.
만약 무덤 앞에서 우는 놈이 있다면 반드시『 거기에 저는 없는데요 』라며 노래를 불러주고 싶은 심정이다.
「우선 이 근처가 좋겠지. 다나카는 눈에 띄니까 근처 숲에 두고 간다.」
「네에.」
「알겠습니다.」
『 YES, BOSS 』
어째서인지 영어로 대답하는 다나카를 적당히 숲에 세워 기다리라고 명령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차, 마음대로 따라와버리니까.
그리고 디나와 아리에스를 데리고 하차하여, 무덤이 있다는 장소를 목표로 한다.
목표라고 해야 하나, 벌써 눈앞에 보이는데, 커다란 피라미드.
그러나 메그레즈에게서 들은 거지만, 정말 쓸데없이 크네.
아무리 연금술이 있다고 해도 저 사이즈의 건물을 세우고 아직까지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하다.
무리한 정도라면 마팔탑도 지지 않지만, 저런 걸 만들 수 것은 미자르밖에 없겠지.
……아, 잘 생각해보니 양쪽 다 내 건물이었군. 무덤은 내 기억에 없지만.
「그런데 말이다. 어째서 여의 무덤 주변에 마을이 있는 거지?」
「아ㅡ, 관광사업이라고 할까요……이 무덤의 공략을 목표로 한 모험가인지 헌터들이 모이니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 상인들이 모인 탓에 자꾸자꾸 사람이 늘어나 버려 어느새 마을처럼 되어 버렸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관광지로구나, 여의 무덤은.」
「실제로도 관광지랍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인의 무덤은 후세에 관광지로 변하기 마련이죠.」
디나의 설명에 나는 아ㅡ, 라며 김빠진 대답을 돌려줬다.
듣고 보니 내가 있던 세계에서도 피라미드 같은 무덤들도 관광지화했으니까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가 여기에 있는데 나의 무덤이 있고, 그리고 관광지가 되어간다.
그 뭐냐……꽤나 찝찝하네 이거.
「루파스님, 맡겨만주세요!」
「어?」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아리에스가 왠지 의욕 만땅인 얼굴로 자신의 가슴을 쳤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얼굴 때문에 남자다움보다 열심히 노력하려는 소녀로 보이는 것이 눈물을 자아냈다.
「제가 저 멍청이들을 걷어차겠습니다!
루파스님의 무덤을 털기 위해 모이다니 당치도 않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아리에스 전신이 불길에 휩쌓였다.
야야 그만둬 바보야, 너 설마 여기서 폴리모프할 작정이냐?.
멍청한 건 네 쪽이다, 이 멍청이 양!.
「멈춰라 아리에스. 쓸데없는 소동을 벌일 필요는 없다.」
「하, 하지만…….」
「하지만이고 뭐고. 먼저, 여가 이 자리에 있는 시점에서 저것은 여의 무덤도 뭣도 아니다.
모처럼 만들어 준 자에게는 미안하다만……저것은 여가 모르는 건축물일 뿐이다.
그런 곳을 훼손한다 한들 무슨 짓을 할 생각은 없다.」
일단 아리에스를 진정시켜, 소동을 미연에 방지했다.
위험했다……이 녀석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내가 관련된 것이라면 은근히 폭발하는 구석이 있는데.
12성천은 혹시 이런 녀석들만 있는 건가.
따르는 것은 달갑지만 좀 골치 아파지는걸.
「그래서, 하……어떻게 할 것이냐 디나.
이번에도 자유상인이라며 들어갈 것이냐?」
「물론이죠. 다행히 이곳은 관광 명소, 상인이 들어가도 전혀 위화감은 없습니다.
어쨌건, 교섭은 전부 이 디나에게 맡겨만 주세요.」
음, 여전히 믿음직스러워. 이 참모.
여태껏 디나에게 맡긴 뒤로 잘못된 것은 없었지, 이번에도 그녀에게 맡기기로 하자.
문득 든 생각인데 디나가 없었다면, 나 엄청 고생하고 있지 않았을까?
마을로 들어서자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여기저기에 설치된 텐트 같은 간이 주택이었다.
아마 이것들은 상인이나 여행하는 모험가의 주택일 것이다.
반대로 목조의 주거지도 보이지만, 이쪽은 차분히 이 무덤의 공략 및 지원에 전력을 걸겠다는 사람들의 집이란 것일까.
여관과 식당들도 보이고, 무덤 근처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활기가 가득했다.
내가 정말 죽었다면 편히 잘 수도 없었겠는데, 이거.
「그러면, 저는 이제 이곳의 책임자를 찾아 장사의 허가를 받아 오겠습니다.
루파스님께선ㅡ 그래요, 저기 여관의 분위기가 좋겠어요. 저 여관에 가셔서 방을 잡아주시겠어요? 저도 얘기가 끝나면 바로 가겠습니다.」
혼자 실컷 떠든 디나는 나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뛰어갔다.
실로 적극적인 녀석이다.
저렇게 자신만만하다면 문제는 없겠지.
「와ㅡ, 굉장하네요. 디나 씨는.」
「음, 놀랄 정도로 도움이 되는데. 어째서 200년 전에는 스텔스했던 거지, 저녀석.」
그나저나 이제 와서 생각해본 건데 디나의 종족은 무엇일까.
엘프 귀는 아니니까 엘프는 아닌 것 같고, 날개도 없으니까 천익족도 아니다.
이빨도 없으니까 흡혈귀도 아니고, 200년 동안 젊은 모습이라서 인간, 드워프, 호빗, 수인은 더더욱 아니다.
피부의 색으로 보아 마신족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날개를 숨기고 있는 것과 같이 속일 수단은 얼마든지 있어 겉으로 보기에 판단할 수 없지만.
현재 유력한 것은 귀을 속이고 있는 엘프라는 것일까.
천익족면 나의 검은 날개에 혐오감을 품을 것이고, 흡혈귀라면 주간에 행동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왜 속이고 있냐는 의문이 나온다.
ㅡ……뭐, 괜찮으려나.
그 녀석이 뭐가 됐든 나의 도움이 되어 주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이것이 의심이라는 것이구나.
「어쨌든 디나가 말한 여관으로 가볼까.
방이 비어있었으면 좋겠군.」
이상적으로 방이 세 개 비어있는 것이다.
우선 나는 속은 남자이기에 디나와 같은 방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도 몸이 여자라서 아리에스와 같은 방을 쓰는 것도 불가능하다.
아리에스와 디나도 성별의 차이에 의하여 무리.
그렇다면 방이 세 개 비어 있는 것은 가장 좋은 이상이다.
나는 그런 일을 생각하면서 여관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모험가로 생각되는 남자 4명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던 여관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주인은 나와 아리에스를 보자 몸을 일으키며, 카운터를 뛰어넘어 이곳까지 달려 나왔다.
「오오, 어서 들어오게, 아가씨들, 잘들 왔군!
이런 미인 분들이 오실 줄이야 재수가 좋아! 방이라면 싸고 비어있다고!」
「에? 저기, 아저씨. 지금 우리들이 방 예약을…….」
「나중에!」
아무래도 꽤 욕망에 충실한 주인 같다.
모처럼 먼저 왔었던 손님을 방치하고 이쪽으로 돌격이라니, 어떤 의미에선 남자답다.
흠, 이것이『 미인은 이득 』라는 건가.
직접 체감하니 어째 근질거리는 기분이 드는데.
「저렴하다니 고맙군.
주인이여, 방을 3개 정도 줄 수 있는가?」
「방 세 개……두 사람 같은데?」
「이 뒤로 한 명 더 일행이 온다.」
「그렇군……물론, 비어있고말고!」
오, 비어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 모험가로 보이는 남자 4명이「야!」라며 분노의 찬 목소리를 높였다.
「이봐! 아저씨! 지금 방이 세 개밖에 안 비어있잖아!
그 아가씨에게 방 세 개를 전부 빌려주면 우린 어쩌라는 거야!?」
「레이디퍼스트다. 포기해.」
「이 샊!?」
「요금이 밀린 놈들 4명하고 미인을 고르라면 누구든지 후자를 선택한다. 나 같아도 선택한다.
원망하려면 잔뜩 요금 밀린 자신들을 원망하라고.」
「그니까, 그건 벌써 냈다니까!」
시끄럽게 다투는 남자들을 보고 있자니 나도 상황을 이해하였다.
즉, 저 모험가들은 외상 상습범으로, 마침 돈을 주고 숙박하려던 참이었다.
거기에 나랑 아리에스가 들어왔다. 이후 주인은 우리를 우선시했고 그들을 버리려 한다.
주인의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나 자신도 얼마 전까지는 남자였고 지금도 마음은 남자이니까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순서는 중요한 것이다. 먼저 저 녀석들이 온 것이라면 그쪽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디 좋은 핑계가…….
……뭐, 없지는 않네.
「주인, 조금 괜찮은가?」
「오우, 아가씨. 조금 기다리라고, 지금 이 녀석들을 당장 내보낼 테니까.」
「그것 말이다만, 먼저 온 사람들을 내쫓는다는 것이 여간 내키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쪽은 방을 두 개 정도만 빌리려고 생각한다. 어떤가?」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다.
빌린 방은 두 개로, 디나에 방 하나를 주고 내가 아리에스와 한 방을 쓴다.
아리에스가 나를 덮친다는 것은 우선 없을 것이며, 더군다나 욕정이란 것도 있지 않을 것이다.
베스트는 아니지만, 이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나중에 혼자가 된 디나가 투덜거릴 것 같은 느낌이 싸한데.
*
결코 넓다고 할 수 없는 실내.
곳곳에 놓인 7각계의 테이블 앞에 사람이 아닌 자들이 앉아 있었다.
7개의 뿔은 이 세계의 주속성이라고 불리는 불, 물, 나무, 금, 흙, 태양, 달을 상징하며 각각의 이름이 붙은 마신족의 지휘관들만이 그곳에 앉아있는 것을 허락받았다.
하지만 본래 7명 있을 그곳에는 6명밖에 없었고, 불의 자리에 앉아있었야 할 인물이 어디에도 없었다.
「……마르스는 어떻게 된거냐?」
『 나무 』의 자리에 앉은 남자가 불만스럽게 물었다.
그들의 입장은 대등하면서도 대극이었다.
같은 자리에 앉은 동료이면서도 그곳에서 신뢰를 찾아볼 수 없었으며, 언제 누구를 어떻게 밀어낼지 만을 모두가 궁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억제력이 되어 그것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었다.
그런 절묘하고 불안정한 균형의 아래, 이 7요는 성립되고 있다.
그리고, 그 대등한 위치에 있는 상대가 자신들을 기다리게한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글쎄, 죽은 게 아닐까?
그 녀석이 거느리던 마물들도 사라졌고, 아리에스까지 말야.
이젠 살아있다고 생각되진 않는데.」
『 흙 』의 자리에 앉은 여자가 기분 좋게 말했다.
동료가 죽었을지도 모르는 일에 대한 한탄과 분노 따위는 그 목소리에 섞여있지 않았다.
오히려 잘 사라져줬다는 희열만이 담겨 있었다.
「메그레즈에게 살해당했나……아니면 아리에스가 배신을 했나?
어느 쪽이든, 자신의 기량도 분별하지 못하고 12성 같은 것을 이용하니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훗, 그는 7요 안에서도 최약. 12성 따위에게 당하다니 마신족의 수치입니다.」
「어이, 그만둬 바보. 그 대사는 뭔가 위험하다고.」
『 물 』의 자리에 앉은 남자가 그 죽음을 짐작하여 말을 꺼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금 』의 이름을 딴 불길한 여자가 농담을 던졌다.
그것을 황급히 말린 것은『 달 』의 자리에 앉은 남자였다.
「아무튼……마르스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또한, 12성 아리에스마저 사라졌다……이건 중대한 사태다.」
마지막으로『 태양 』에 속하는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조용히 얘기하고 전원을 본다.
마르스의 죽음에 새삼스럽게 분노 같은 것은 터뜨리지 않는다.
그러나, 7요의 한 사람을 쓰러뜨린 실력자가 있다는 것은 무시하지 못할 사태이다.
12성과 7영웅이라면 아직 괜찮다.
그러나 만약 그 이외의 누군가의 소행이었다면?
……그것은 결코 간과해서 좋을 것이 아니다.
「베누스. 너는 분명 스발린 근처에 있었을 터.
누가 죽였는지 보지 못했나?」
「물론 보았습니다.」
「호오? 그것은 누구였지?」
「누군지는 모릅니다. 더 가까이 갔으면 저까지 죽었을 것 같았거든요.
다만, 아름다운 검은 날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기억하고 있고ㅡ 첫눈에 반해버릴 정도의 아름다운 여성이었습니다.」
태양의 자리에 앉은 남자의 물음에 킥하고, 즐거운 듯이 베누스라고 불린 여성은 웃지만, 주위는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
7요를 죽인 검은 날개의 아름다운 여성.
그 핵심적인 단어를 듣고『 그녀 』를 떠올릴만한 사람은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하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놈은 200년 전에 죽었을 것이다. 분명 그랬을 것이다.
「설마 루파스·마팔……!? 살아있었나!」
「바보같은! 놈은 200년 전에 인간들에게 죽었다!」
루파스·마팔.
그것은 마신족에게 있어 용사보다도 무서운 이름이다.
과거, 세계 전역을 지배하여 인류 통일을 이룬 패왕.
그 무력은 다수의 영웅들과 비교하여도 세계의 정점에 설 정도였다.
무엇보다 그 이상적인 모습은 공포의 구현 그 자체.
적대 여부에 관계없이 마신족이라면 모두 죽인다.
마치 전의를 꺾듯 그 목을 조소의 대상으로 창에 꽂아 하늘 높이 올린다.
목숨을 구걸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가족이 있으니까 눈 감아 달라고 간청하는 전사의 두개골을 밟아 바스러뜨린다.
달아나는 적의 머리를 잡아 척추를 꺼낸다.
부조리를 짓밟는 더욱 큰 부조리.
불합리를 때려잡는 더욱 큰 불합리.
침략자들조차 갈기갈기 찢어발기는 침략자 중의 침략자.
ㅡ검은 천사는 마신족에게 있어 무서운 악마였다.
누구가 됐던 그녀와 접촉을 두려워했다.
도망치지도 못하고, 도움을 받지도 못한다.
만약 그녀와 만났다면 그것이 인생의 끝을 의미했다.
그 누구도 예외는 없었고, 그녀의 시야에 한 번이라도 들어갔다가 살아남은 마신족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루파스의 너무 가혹한 방식은 같은 인류의 공포와 반발을 낳아 영웅들로 인해 추락을 맞았지만, 그동안에 그녀에 의해서 죽임을 당한 마신족의 수는 헤아릴 수 없었다.
만약 지금도 그녀가 살아 있었다면, 마신족과 인류의 세력은 정반대가 됐을지도 모른다.
그 공포의 구현자가 살아 있을 가능성에 장소가 어수선해졌다.
「마신왕이 유일하게 직접적인 전투를 피한 흑익의 왕인가…….
만일 살아있다고 한다면 7영웅이 문제가 아니라 마신족의 위기다.
베누스, 그 뒤로 그 자의 대한 행방은 알고 있나?」
「네. 현재는 흑익의 왕묘에 있는 것 같아요.」
「좋아. 너는 계속 감시를 하고.
그리고 뭔가 알아내는 대로 바로 보고하도록.」
「알겠습니다.」
7요의 대장의 명령에 금을 관장하는 소녀는 두말하지 않고 승낙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불빛에 비춰지며, 경건하게 고개를 숙이는 그 모습은 어딘가 연극 같았으며ㅡ.
ㅡ그 미소는 마치 모든 것을 비웃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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